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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브루니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트럼프 5~6월새 지지율 급락
지지층·反바이든 정서 약하고
최류탄 사건등 여러 악재 겹쳐
2016년 대선과 다른 결과 나올 듯

프랭크 브루니
프랭크 브루니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의 선임자 여섯 명 가운데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단 두 명뿐이다. 트럼프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그들의 재선 실패담은 그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파워볼사이트

집권 1기 마지막 해의 5월 초부터 6월 말 사이, 지미 카터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금 트럼프의 처지도 그와 다를 바 없다.

역대 대통령들의 업무수행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율을 추적 조사한 갤럽에 따르면, 5월 초부터 6월 말 사이에 40% 아래로 떨어진 카터와 부시의 낮은 지지도는 11월 선거까지 반등하지 않았다. 집권 4년 차 여름의 초입에 이미 그들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된 셈이다.

초여름은 트럼프에게도 잔인한 계절이었다. 이 짧은 시기에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심하게 망가진 모습을 보이면서 카터와 부시가 겪었던 추락을 고스란히 경험했다. 6월 초에 실시된 갤럽의 여론조사는 5월 초까지만 해도 49%에 달했던 그의 지지율이 불과 한 달 만에 10% 포인트 빠진 39%로 주저앉았음을 보여준다. 카터와 부시의 선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트럼프는 이미 끝났다.

다른 잣대를 들이대도 결론은 같다. 지난주 발표돼 화제를 불러 모았던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의 공동여론조사 결과는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에게 현격한 열세를 보이는 트럼프가 주요 경합 주에서도 두 자릿수 차이로 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가 곤두박질친 후 다른 예측 모델들 역시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재선에 승리할 확률은 단 10%에 불과하다. 선거의 해에 나온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율 평균치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1996년 초여름 밥 돌을 상대로 클린턴이 거둔 일방적 우세에 버금가는 차이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그 해 11월 선거에서 클린턴은 재선에 성공했다.

열세 만회를 위한 트럼프의 대응방식은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는 분신과 흡사했다. 그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직감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직감은 패배를 자초하는 도발과 가미카제식 분노 발작 및 충동적 트윗으로 대체됐다. 트럼프는 자신이 불붙인 문화전쟁을 통해 역사적 기념물 파괴자들에게 족쇄를 채우는데 그치지 않고, 살아 숨 쉬는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기념물을 만들었다. 플로리다의 실버타운에서 골프 카트에 걸터앉아 화이트 파워를 외치는 남성 백인우월주의자와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자신의 저택 앞에서 권총을 꼬나 든 채 평화롭게 행진하는 흑인 시위자들을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 백인 여성 카렌은 그가 창조한 살아있는 인종주의 조형물이다. 가치 표현이라기엔 너무 터무니없고, 재선 전략으로 보기엔 선을 넘은 정신적 일탈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트럼프가 자신이 빠진 구덩이를 더욱 깊게 파고 있다”고 지적했다. “흔들리는 표심을 털어내는 방식으로 기반 지지층의 결속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의 골수 지지층이 그에게 재선을 안겨줄 만큼 많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11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악셀로드도 “앞으로 4개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때때로 트럼프는 정치적 중력의 법칙을 넘어선 곳에서 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전례의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전문가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즐겨 취한다. 갤럽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취임 이래 35%에서 45% 사이의 낮은 수준을 일관되게 유지했는데, 이 역시 상례에 벗어난다.

그러나 그가 처한 상황은 민주당이 조심스레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민주당은 4년 전 이맘때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고 김칫국부터 들이마셨다가 큰 코 다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략가로 피터 부티지지와 앤드류 쿠오모의 선거참모로 활약했던 리스 스미스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은 이제 더 이상 트럼프를 찍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골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광신자들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들을 소외시켰다”고 설명했다.

2016년은 이번 대선의 적절한 참고가 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필자는 올해 11월 바이든이 완승을 거두거나 최소한 지금의 극단적 당파성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압승을 거둔다 해도 절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또 선거가 끝난 다음 평자들이 트럼프의 통치를 현시대에 대한 심오한 경종이 아니라 크고 작은 요인들이 한데 뭉쳐 만들어낸 끔찍한 불상사로 기록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그 같은 평가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주 워싱턴 포스트의 매트 바이는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한 후에도 대다수 미국인들은 그가 제시한 핵심 원칙을 거부했고, 그를 음흉한 인물로 바라보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준 표 차이는 그가 끔찍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절대 당선될 수 없는 후보라는 생각에서 힐러리를 반대한 표의 합계와 거의 일치한다.

매트는 “트럼프의 상대후보가 촉발한 강력한 반감이 그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며 그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목했다. “2016년 이후 ‘트럼프주의’에 대한 전국 규모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중간평가였던 2018년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의 소속 정당은 참패했다.

올해 대선은 여러 면에서 2016년 선거와 판이하게 다르다. 지난 대선을 올해 선거에 참고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4년 전에 비해 훨씬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상태다. 2016년의 경우 유권자들 가운데 상당수, 그중에서도 특히 펜실베이니아, 미시건과 위스콘신 등 선거의 향배를 가를 주요 경합 주의 유권자들은 선거일 직전의 마지막 주에 지지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거의 모두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이는 당시 유권자들 가운데 다수가 트럼프에 대해 확정된 견해를 갖고 있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확실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상상을 불허하는 기이한 행동거지로 선임자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미디어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2016년 대선에서 막판에 지지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쏠린 것은 클린턴에 대한 그들의 반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일러준다. 그러나 그에 비견할만한 반 바이든 정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바이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많은 유권자들도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이진 않는다.

트럼프와 그의 하수인들 역시 이같은 사실을 안다. 바로 이 때문에 그들은 바이든을 행여 꿈에 볼까 두려운 극좌파로 묘사하기보다 고령에 의한 정신력 미약으로 인해 진보적 극단주의자들에 휘둘리는 허수아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악셀로드의 말을 빌리자면 “바이든은 트럼프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불편한 존재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트럼프에게는 대선의 역학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이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당의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양 당의 전당대회가 지니는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민주당이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 전당대회를 계획 중인 상황에서 양 당의 전당대회는 라이벌 쇼가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라이벌 담화가 될 것이다. 또 예년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트럼프-바이든 토론회에 앞서 우편을 통해 조기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에게 불리한 돌출사건도 여러 건 발생했다. 6월초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최루탄 사건이었다. 홍보 사진 촬영에 나선 트럼프가 백악관 바로 옆의 라파예트 광장을 가로질러가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경찰과 주 방위군 및 비밀경호요원들이 그곳에 모여 평화롭게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에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사해 강제로 해산시킨 사건이다. 이어 6월 중반에는 존 볼턴의 책이 악재로 등장했고, 6월 말에는 러시아가 아프간에 배치된 미군 병사들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는 정보 보고를 받고도 트럼프가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거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의 특종기사가 등장했다.

무능과 부패로 물든 트럼프 행정부이기에 경악할만한 일은 앞으로도 계속 터져 나올 것이다. 4년 전 민주당은 부화도 하기 전에 미리 병아리의 수부터 세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무릇 사악한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시사저널=소종섭 편집국장)

1년 전과 1년 후는 많이 다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2년 임기의 제43대 검찰총장이 됐습니다. 당시 《시사저널》 커버스토리 제목은 ‘양날의 검’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적폐청산 작업을 상징화하고 공소 유지를 담당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정말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으셨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주기 바란다.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 주시길 바란다.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부패도 막을 수 있다.” 당시 윤 총장의 인사말은 오늘의 상황을 예견한 듯합니다. “주변에 있는 검찰에 계신 분들은 (제가) 지내온 것보다 정말 어려운 일들이 (제 앞에) 놓일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늘 원리원칙에 입각해 마음을 비우고 한 발 한 발 걸어 나가겠다. 검찰 제도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여러 정치적 환경이나 사회적 요구에 의해 검찰에 맡겨진 일들이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저희는 본질에 더 충실할 것이다.”

그러나 《시사저널》 분석대로 윤 총장이 ‘양날의 검’으로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습니다.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은 ‘계륵(鷄肋·먹을 건 없으나 버리기도 아까운 존재)’이 됐습니다. 그 이후 일은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잊을 만하면 ‘윤석열 때리기’가 시작됩니다. 추미애 장관 임명,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등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으나 사실상 윤 총장에게 사임하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한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한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에는 희한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지난 6월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에서 동시에 인권 수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서로 협력해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여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 주기 바란다.” 그러나 대통령 언급 사흘 뒤 법무부는 윤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직접 감찰하겠다고 밝힙니다. 추미애 장관은 자신의 지시를 잘라먹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윤 총장을 직접 비판합니다. 문 대통령의 ‘협력’과 추 장관의 ‘비판’은 결이 확실히 다릅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윤 총장에게 결단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전에 볼 수 없던 모습입니다.동행복권파워볼

이제 두 사람을 임명한 문 대통령이 결정할 때가 됐습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중 한 명을 택하는 것 말입니다. 지금처럼 윤 총장을 둘러싸고 압박하고 내부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은 국정운영은 물론 검찰 조직 측면에서도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시간이 왔습니다. 


[사설] 인구 절반 넘어선 수도권, 경쟁상대는 도쿄·상하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올해부터 비(非)수도권보다 많아졌다고 통계청이 발표했다. 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2596만 명이 국토의 11.8%에 불과한 ‘메갈로폴리스’에 몰려 있는 것이다. 주택과 교통, 위생 등 숱한 현대 도시의 문제를 안은 채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 과밀화가 이젠 두려울 지경이다.파워볼실시간

수도권 거대화는 비수도권 모든 지역에도 ‘불편한 현실’로 다가선다. 온갖 정책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역 균형발전론은 사실상 답보상태인 데다 군(郡) 단위로 가면 ‘지방소멸론’까지 나오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 등으로 혁신도시·기업도시를 세웠고, 위헌 논란 속에 세종시라는 준(準)행정수도까지 건설했으나 수도권 집중은 되레 더 심해지고 있다. 한경이 ‘수도권 규제완화와 재정의 지방지원 확대 병행’을 제안했던 것도 하나의 대안 모색이었다. 광역시·도, 시·군·구의 행정체계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거듭된 노력에도 수도권 거대화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지역은 지역대로 뒤처진다면 기본인식과 접근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이전 같은 일방적·인위적 나눠주기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도시화’로 상징되는 산업화·전문화·분업화·집적화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적 메가트렌드를 막을 수도 없다. 도시화에 대한 강압적 제지는 국가 간 무한경쟁에서 퇴보를 의미할 뿐이다. 지방소멸론이 일본에서 먼저 제기됐고, 미국에서는 파산 도시가 나온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차제에 ‘수도권 대 지방’이라는 대립·대결구도를 허무는 데 정부와 정치권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전국은 이미 하루 또는 반나절 생활권이다. 한국 전체를 ‘하나의 수도권’으로 못 키울 이유가 없다. 이런 개혁에 국회가 앞서야 한다. 지자체와 지방의회도 ‘여의도 정치의 하청업자’에서 벗어나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방규제를 없애고 찾아가는 서비스 행정으로 투자를 유치해 성과를 내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궁극적으로 수도권의 발전방향이 중요하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국내 골목대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도시 경쟁을 선도해야 한다. 광역 도쿄, 상하이 경제권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홍콩을 이탈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서울로는 오지 않겠다는 현실을 위기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수도권이 우물 안 개구리 행정에서 벗어나 글로벌 중심지로 우뚝 선다면 수도권·비수도권의 소모적인 ‘불균형 논쟁’도 수그러들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6월 30일자》
사설 읽기 포인트
국가간 무한 경쟁에 도시화 막기는 어려워
수도권을 경제·산업·문화 거점 도시로 키워
그 성과로 지방 지원 늘려야 지역불균형 해소

인구에 대한 체계적 학문인 인구학(demography)이 서구에서는 19세기 중엽부터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늘날 무수한 사회 문제와 정치·경제·산업·문화의 여러 아젠다도 궁극적으로 인구 문제와 연결된다. 국가의 흥망성쇠, 특정 지역의 경제적 부침도 인구 문제와 떼어놓고 보기는 어렵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심대한 문제인 ‘저출산 고령화’ 현상도 인구 문제다. 새로운 사회 성원인 출산아는 해마다 줄어드는 데 반해 경제적 활동 인구에서 빠지는 고령자는 급속도로 늘어나는 인구구성 급변에 대한 위기감이다. 성별 구조도 때로는 문제가 되지만, 단기간에 진행되는 연령별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큰 문제가 된다. 특히 고령화와 함께 나타나는 인구 감소는 가뜩이나 취약해진 경제를 저생산·장기침체에 빠지게 하면서 국가사회 전반의 활력을 앗아간다.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지역불균형’ ‘지방소외론’도 겉으로는 경제·산업적 격차로 나타나지만 본질은 인구 문제다. 쉽게 말해 전국의 각 지역에서 서울로의 인구이동이다. 서울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도권의 비대화로 나타나고 있다. 몰려드는 인구로 인해 서울에서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따른 비용이 갈수록 커진다는 것도 심각하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비대화에 따른 도시 문제보다는 ‘비수도권 지역 다 죽게 생겼다’는 불균형과 격차 문제가 부각되는 게 현실이다. 이 또한 본질을 못 보는 외눈박이 절규지만, 정치적 쟁점이 되면서 지역 푸대접론이 증폭되고, 정부 주도의 인위적 균형에 대한 요구만 늘어나고 있다. 정치 이슈화되면 본질은 간 곳 없고 지엽말단 집착, 집단으로 떼쓰기, 포퓰리즘 해법이나 모색하는 게 한국적 신(新)전통이라면 전통이다.

수도권이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저출산 문제는 그대로인 채 서울에 인구가 몰린다. 그렇다고 국가 간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시를 억누르고 도시화 자체를 막으면 성장이 어렵고 경제는 더 위축될 것이니 그럴 수도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보는 시각과 해법 자체를 근본적으로 달리 해보자는 게 사설의 요지다. 교통·통신의 환경 변화에 맞춰 전국의 단일 생활권역화도 그런 대안이다. 지역 스스로 기업 유치 등으로 투자 유인과 일자리를 창출해 인구 유출을 막으라는 주문도 종종 나왔다. ‘수도권 규제완화와 중앙 정부의 지방 지원 확대’를 함께 추진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제안도 일리 있다.

그럼에도 학교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몰려드는 인구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대세라면 ‘서울 메갈로폴리스’는 국내에서 도토리 키재기 경쟁이나 할 게 아니라 국제적 경제·산업·문화 거점 도시로 커나가는 게 맞다. 그렇게 해서 이룬 경제적 성과를 지방교부세 확대 등으로 지역에 분산해 지역을 응원하는 것이다. 문제는 인구 3000만 명의 광역 도쿄나 오사카 일대의 간사이 권역, 거대한 상하이·베이징 경제권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느냐다. 유럽 및 북미의 큰 도시나 홍콩·싱가포르 같은 국제 거점 도시는 차치하더라도, 타이베이 호찌민 방콕 자카르타 같은 곳과의 경쟁에서도 서울이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서울 등 수도권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국제경쟁력인 시대다.

전 세계 코로나 재확산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한때 경제 재개에 나서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던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며 ‘2차 대유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부실 대응 논란 역시 거세게 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4일(현지 시각) 전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1만2326명으로 ‘일일 최다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전 세계 확진자는 1100만명을 넘어서며 전례 없던 코로나 확산세가 어디까지 치솟을 지 ‘공포’ 심리가 드리우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에서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에서만 5만3213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며 5일 연속 5만명 이상씩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와 텍사스주(州)에서는 토요일에만 환자가 2만명이 넘게 급증했다.

미 전역의 주와 지방 당국에서는 미국인들에게 많은 인파를 피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릴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격리 기간 동안 움츠려 들었던 야외 활동 수요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 여부를 앞두고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차 확산때도 막지 못했던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대선 날짜까지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평소 마스크도 쓰지 않는 그는 75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4일 독립기념일 행사에서도 대규모 유세를 강행하는 안이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 전에도 코로나 치료 방법으로 자외선 노출과 소독제 주입을 검토해보라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하며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6월 마지막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9%에 그쳤다. 대선 후보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44%)은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에게 10%포인트나 뒤지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앞서 지난 5월 말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바이든)과 공화당(트럼프) 지지 성향에 따라 지역마다 코로나 피해 규모가 차이난 것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뉴욕을 비롯해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고층 건물 인프라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두드러졌고 인구 밀도가 낮은 외곽 지역이나 농촌 지역은 공화당 지지율이 높았다.

즉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공화당 지지자들은 코로나 감염 확산을 저지하는 것보다 실업률과 경제 회복을 우선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재개’에 더 박차를 가할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미국에서 하루 감염자가 10만명 이상 나올 수 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참사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창문’이 닫히고 있다는 경고음도 있다. 전 세계 ‘브이(V)자형’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역시 물건너 가게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다시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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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엔진의 92%를 독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이름을 딴 ‘구글링(Googling)’이라는 말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다’는 뜻의 신조어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단순히 검색한다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검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기술과 능력’을 뜻하는 ‘구글푸(Google-fu)’라는 말이 IT업계를 중심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마치 중국 권법인 쿵푸(Kungfu)에 대한 실력과 조예가 제각각이듯, 규모조차 가늠하기 힘든 방대한 인터넷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활용하는 속도와 역량도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자나 엔지니어, 데이터분석가 등 IT업계 종사자들에게 있어 구글푸는 업무 역량과 직결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은 여러가지를 혼합하여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또 각각의 언어들이 수시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필요한 모든 코드를 머릿속에 암기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는 법(Learning to learn)’을 익히고 연마하여 구글푸의 고수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인기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 자바스크립트, 자바, C# 등은 모두 구글 검색만으로도 코딩 문제를 금방 해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스택오버플로(Stackoverflow)와 같은 개발자 전용 질의응답 사이트나 개발자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좋은 답변과 질문을 많이 올려 명성이 높아지면 필요할 때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소통에 능한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구글푸의 고수가 된다는 것은 빠르고 정확한 검색 능력뿐 아니라 검색 결과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능력, 그리고 이를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응용력과 함께 협업 및 소통 능력까지도 갖춘 미래 인재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는 매뉴얼을 외우거나 몸에 익히는 방식으로 수행되던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들은 업종을 막론하고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암기보다는 검색하고 활용하는 역량들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미국, 핀란드, 호주, 캐나다 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기존의 획일적 암기형 교육제도를 학생 중심의 능동적 혁신 교육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래 교육’으로의 대전환을 외치며 논의를 계속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묘안을 내놓지 못한 채 온라인에서조차 기존의 수업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 교육과 미래 일자리 역량의 괴리로 인한 이중고와 스트레스를 우리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시험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이며,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비판적 사고력 교육에서도 전 세계 82위라는 부끄러운 결과를 받았다. 또한 IT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학교 내 디지털 기기 활용도는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하위원을 맴돌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대학진학률 70%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한국 대졸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택하고 있으며, 미래 업무 역량은 전 세계 59위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50년 간 지속된 주입식 교육과 암기식 평가의 시대가 끝나고 있음은 자명한 현실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수동적 암기왕을 키우는 것이 아닌, 고도의 문제 해결 능력과 능동적 학습 능력을 갖춘 구글푸 고수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전승화 데이터분석가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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